미식거리는 맛집일기오래 하고 싶은, 신사양꼬치

영앤리치
2022-11-28
조회수 415

한번 달리면 새벽까지 쭉 달리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는 점이 바로 요즘 의외로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 날도 어김없이 새벽까지 달리던 중, 신사동에서 우연찮게 들어간 집, 그곳이 바로‘신사양꼬치’ 였다. 

가게는 2층이지만, 적당한 날씨엔 창가쪽 자리에서 문 열고 칭따오 맥주 한 잔 들이키는 그 기분이 참 괜찮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가게 이름 답게 양꼬치 집이라 양꼬치 이외 무엇을 더 먹어야 하나 싶긴 하겠지만, 계속 방문할 수록 꼬치와 요리류가 적당히 모두 먹을 만한, 몇 안되는 괜찮은 양꼬치집이다.


선배들의 인생사 이야기 들어가며 구워먹는 양꼬치는 제법 먹을 만 하다. 적당히 발려 있는 쯔란소스 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느끼기엔 적당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집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은 ‘요리’ 들이다.


여럿이 모여 먹는 자리에서 구워먹는 음식이 잘 맞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계속해서 눈을 꽂아 타지 않게 구워줘야 하는것들 대신,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에선 요리 몇 가지가 더 나은 법,


가지볶음, 마파두부, 꿔바로우, 경장육사, 옥수수온면


가지볶음 ㅣ

가지에 전분물 한번 입혀 튀겨낸 뒤, 어향 소스에 볶아내었다. 덕분에 가지 특유의 흐물함이 쫄깃한 피와 적당히 어우러지며 소스의 감칠맛이 계속해서 입안에 맴돈다. 양꼬치의 강렬한 쯔란 소스와 한 입에 털어넣기에 제법 괜찮다. 소스 맛이 제법 있는지라, 집만 적당히 가까웠다면 주말에 포장해서 밥 반찬으로 먹고 싶은 요리다.


마파두부 ㅣ

(와! 이거 왜 사진이 없지!!!!!!)

이런 양꼬치 요리집에서 나오는 마파두부는 생각보다 호불호가 제법 나뉜다. 팔각이나 정향의 강한 맛도 그렇고 고추기름을 요리사 취향대로 ‘적당히’ 넣는 게 입맛에 맞으면 다행인데, 아닌 경우는 제법 문제가 되니까. 다행히 이 집의 마파두부는 그 밸런스를 잘 잡고 있다. 밥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게 한 입 한 입 떠 넣을 수 있는 약간 현지화된 이 향과 맛이 입에 잘 맞을 것이다. 


꿔바로우 ㅣ

양꼬치 집에서 흔하게 먹는 요리 3대장이라고 하면, 꿔바로우 마파두부, 가지복음/튀김 정도가 아닐까 한데, 그 마지막한 조각 바로 꿔바로우다. 이 집은 기본적으로 다들 상 위에 양꼬치와 꿔바로우가 시켜져 있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먹고싶은 요리가 있다면, 가장 확실한 선택은 바로 이 꿔바로우가 될 것이다. 피는 약간 두꺼운 편에 속한다.하지만 그 특유의쫄깃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는 취향영역이리라. 잡내 나지 않고 달큰새콤한 소스에 잘 튀겨진 튀김까지, 완성도 자체는 웬만한 중식당 못지 않다. 


경장육사 ㅣ

개인적으로 지나친 현지의 음식은 입에 잘 맞지 않는다. 신사 양꼬치의 전반적인 요리들은 적당한 향과 간이 먹기 편하게현지화가 잘 되어 있는 게 특징인데, 그 중에서 이 경장육사는 본토의 맛을 그대로 가져온 맛이라고 한다. 이건 본토에서몇 년 살다 온 지인이 먹으면서 해 준 이야기 - 북경어로 주인분과 대화하는 것 까지 보고 나선 믿음이 더욱 간다.


미식 포인트 ㅣ


1. 양꼬치를 좋아하지 않거나, 잘 안 먹는 사람들도 편하게 가서 즐길 수 있는 맛. 특히 꿔바로우의 마파두부의 완성도가제법 높고, 가지볶음은 별미다. 이 세 가지 요리 만큼은 중국음식이 입에 잘 안 맞는 사람이라도, 잘 먹을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2.  중국 본토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과, 그게 부담스러운 사람이 함께 가도 적당히 즐길 수 있다. 위 3가지 요리 이외것은 거의 본토식으로 내는 것 같다. 경장육사와 꿔바로우 조합이면 칭따오 하나 놓고 적당히 여행 간 기분으로 먹을 수있다.


3.  무엇보다,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 한 자리에서 쭉 달리는 걸 좋아하는 나 같은 성향이면, 더 없이 좋은 선택자다.


추천메뉴 ㅣ

가지볶음 < 절대 원탑

이게 가지 튀김과는 또 다른 맛이다. 다른 양꼬치 집이나 중식당에서 이 맛이 그리워 가지볶음을 몇 번 주문했는데, 내가먹고 싶은 건 신사양꼬치 특유의 이 쫄깃한 피가 살아 있는 가지볶음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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