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막막해 질 때 쥐군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세요

쥐군의 뻘소리MZ세대와의 불협화음

쥐군
2022-11-20
조회수 463

소위 끼인 세대라고 불리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비빔밥처럼 어우러진 70-80세대에게 MZ세대는 쉽지 않은 대상입니다.


특히 일을 함께 하는 사이에서는 상당히 힘든 부분들이 있는데, 그 중 몇가지의 경험은 특히나 인상깊었습니다. 

이게 바로 세대차인가 싶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고뇌에 빠지는 순간도 있었죠. 


1. 인풋과 아웃풋

기본적으로 일이라는건 A를 하면 B가 된다는 단순한 구조보다는 거미줄처럼 많은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를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광고 결과가 단순히 입찰가 하나, 소재 디자인 하나로 성과가 평가될 수는 없는데,  인풋과 아웃풋은 파이프라인이 하나로만 연결되어 있다고 굳게 믿는 케이스를 자주 경험합니다. 


"이걸 하면 결과가 나오나요?

"광고에서 뭘 수정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나요?"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겠죠. 

사실 광고나 마케팅 활동의 결과는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모릅니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요. 

내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 후에 잠깐의 기도와 함께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이후에는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많은 세부 항목들을 검토하고 조정하면서 개선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한두가지 수정한다고 완벽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그분은 평생 로또는 살 필요가 없을겁니다. 이미 운을 다 썼거든요. 



2. 내가 해봤어

시니어의 입장에서는 일단 이 바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경험하고 도전하고, 시도하면서 강제로 몸에 축적시킨 경험치라는게 있습니다. 

이제 실무를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노하우와 경험치는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죠. 제안을 하든 광고를 하든 소재를 개발하든 브랜딩을 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시니어는 이걸 다 겪었습니다. 

누군가는 술영업의 귀재일거고, 누군가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굉장히 날카롭게 캐치할 수도 있을거고.. 각자의 특장점은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거의 모든 파트 업무의 상향 평준화는 되어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서서히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곳이 이바닥이죠. 


간혹 내 경험상 이건 이렇게 해야 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속으로 생각하죠. 네 경험은 나도 해봤고, 그건 결국 이렇게 문제가 터질텐데..?



3. 내가 낸데!

저는 기본적으로 20대의 안목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굳이 숨길 이야기도 아니고 많은 이들에게 편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들의 감각과 실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시야가 좁은 상태에서 내놓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라 타당성 검토에서 99.99999%정도의 확률로 기각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터무니없는 비용이 예상된다거나, 자력으로 진행하지 못해 온갖 제휴로 떡칠되어야 하는 경우라던지, 제조 디자인에서는 Fail Safe도 고려되지 않은 디자인을 내놓는 경우도 있고요. 


언젠가 한번은 20대가 몇몇 모여 있는 자리에서 또 한번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0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뭐 그런 늬앙스의 이야기요. 

미팅 자리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1명의 20대 중반 친구가 저를 불러세우더니 노려보며 말하더군요

"불쾌하니까 사과하시죠" (정확하게 이렇게)

일단 사과했습니다. 불쾌하다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저는 제 생각을 철회하지 않아요.  20대의 말을 신뢰하고 그대로 일을 진행했을 때 경험상 100%의 확률로 대형사고가 터졌거든요.  



4. 그때 이렇게 말했잖아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습니다. 시장이라는게 거대한 생물같은 존재라서.. 사회적 합의가 얼마나 이루어졌는가, 대중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가에 따라서도 광고 소재의 허용범위가 달라집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고요. 

제일 큰 문제는 맥락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붙잡고 회의가 30분이 연장되는 것들입니다. 

"지난번에 '버스 광고'는 의미 없다고 했잖아요?"

"한달 전에 제안서 쓸때는 이거 넣으면 안된다면서요?"

같은것들이 대표적이겠네요. 


타깃에 맞춰서 조정이 필요한 것들이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이미 선 집행한 마케팅 활동의 결과에 따라서도 드롭시키거나 기각된 아이디어를 재검토하는 일은 흔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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